'합종연횡' 시작한 항공업계…못 버티는 곳 나오나
'합종연횡' 시작한 항공업계…못 버티는 곳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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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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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등을 겪은 국내 항공업계의 '합종연횡'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심화와 일본 이슈 등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잇따라 항공업계에 진입함에 따라 기존 국내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 업계 2·3위 아시아나·제주항공 주도 '재편 본격화'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올해 상반기 중 국내외 기업결함 신고 등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국내 2위 아시아나항공과 3위 제주항공 등을 중심으로 항공업계 구조재편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항공사간 최초의 인수합병을 선택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월 중 SPA를 체결할 예정으로 현재 실사 등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국내 최대 LCC에 이어 대형항공사(FSC)와 경쟁도 노릴 수 있는 '빅3 항공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노선, 기재 운용 등 이스타항공 활용 전략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단은 제주항공 45대와 이스타항공 23대로 총 68대까지 늘어난다. 국제선 역시 제주항공 80개, 이스탕공 26개를 보유 중이다.

중국, 동남아 등에 중복노선이 다수 있지만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단독 취항지 및 슬롯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 합종에 나서면서 국내 LCC 중위권 항공사들의 입지는 불안해졌다.

이미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노선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전략적 노선 운영 방식에 따라 살아남지 못하는 항공사가 추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LCC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중복 노선을 조정하고, 인기 노선에 가격정책을 달리하면 피해를 보는 항공사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 거취도 관심사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HDC지주회사의 자회사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5%를 보유한 에어부산은 HDC지주의 증손회사가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증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지주회사가 2년 이내 지분 100%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 상장사인데다 지분이 폭넓게 분산돼 있어 지분 100%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재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매각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 LCC만 9개 공급과잉…생존 위해 '결합' 가능성↑

올해 항공시장 업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 노선 수요 부진 여파로 동남아, 중국 등을 공략하고 있지만 베트남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곤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신규 LCC 3곳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 공급 과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국내 LCC만 9개로 미국(9개), 일본(8개)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다.

다만, 지난해 항공사들을 괴롭혔던 미중 무역분쟁, 환율, 유가 상승 등 대외 악재가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현재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원·달러 환율이 다소 하향(원화가치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달러를 통해 항공유 및 각종 리스 비용을 지불하는 항공사 입장에선 원화가치가 상승할수록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낮아진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되면서 1200원을 밑돌았으나 최근에는 116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항공업계가 미국이나 유럽처럼 '메가 캐리어(Mega-Carrier)' 체제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유럽에선 에어베를린, 알이탈리아항공 등 2년간 40개의 항공사가 파산했다. 미국에선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 등이 M&A를 통해 항공시장 지도를 바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항공자유화로 촉발된 항공사들의 난립과 과잉경쟁은 결국 '메가 캐리어' 체제로의 변화로 이어졌다"며 "생존을 위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목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9개 항공사가 경쟁 중인 대한민국도 이처럼 구조조정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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