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여행사들, 무급휴직 후 대규모 인원감축…'줄 폐업' 전조?
중견 여행사들, 무급휴직 후 대규모 인원감축…'줄 폐업'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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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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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면서 중견여행사들이 잇달아 무급 휴직 기한을 채우지 않은 채 대규모 감원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여행사들은 일단 비용 절감 차원에서 버티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이를 두고 폐업 수순을 밟거나, 여행사의 기능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1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NHN여행박사는 25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다. 지난 13일까지 10명을 제외하고 전 직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견여행사인 롯데관광과 자유투어가 대규모 인원 감축에 돌입한 바 있다. 롯데관광은 직원이 3분의 1을 줄였고, 자유투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여 명이던 직원 수를 30명 이내로 줄였다.

두 여행사 모두 무급휴직 중인데도 희망퇴직 절차를 밟아, 궁극적으로 폐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롯데관광은 최근 제주드림타워 개장을 앞두고 본사를 제주로 이전했고, 자유투어의 경우 본사 사무실 운영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NHN여행박사의 대규모 감원은 업계 내 이른바 '줄 폐업'에 대한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NHN여행박사는 모회사가 NHN로 중소형 여행사 가운데 자금력이 탄탄했던 몇 안 되는 종합여행사였다.

NHN여행박사의 이번 대규모 감원과 관련해 내부에선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부터 재택과 무급·유급휴직을 병행한 NHN여행박사는 7월부터 무급휴직을 재개했지만, 만료 기한을 지키지 않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 이전, 직원들에 내년 1월까지 무급 휴직 동의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NHN여행박사의 한 직원은 "무급 끝나는 내년 1월 이후 희망퇴직을 받고 노사 간 협의 후 희망퇴직 절차를 밟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냐"며 "위로금으로 한 달 치 월급을 주고 정리하려는 것을 보니 폐업 수순을 밟으려는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탄력근무로 인해 서울 종로구의 한 여행사 사무실 불이 꺼져있다. 2020.8.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반면 일부 관계자는 "폐업보다는 여행사를 NHN 직원의 출장 건만 처리하는 법인 여행사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남은 직원들도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종식이 예측되지 않은 상황에 여행사들이 버틸 '체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여행사들에 지원 중인 고용유지지원금 기한 만료가 임박했다. 내년 초부터 다시 6개월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제도가 적용되는 만큼 연말 11~12월 무급휴직을 할 수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에 업계 내에선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영업을 해온 중대형 여행사와 관련해 '구조조정' '상장 폐지' '매도' 등 각종 설(說)이 난무하는 등 어수선해진 분위기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금 상황이 유지된다면 몸집 줄이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깝지만 여행사 입장에서 최선의 방법이지만, 직원 입장에선 아무런 대비 없이 실업자가 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 장기화로 올 상반기에만 600여 여행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여행업체 수는 2만1671곳으로, 지난해 말(2만2283개)보다 612곳(2.7%) 줄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하던 3월 말(2만2115개)보다는 496곳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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