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애타는 소망…"홍대거리서 외국인관광객 안내할 날 오겠죠"
위드코로나 애타는 소망…"홍대거리서 외국인관광객 안내할 날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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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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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여행업 종사자 4인으로 이뤄진 방역관리요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빨리 코로나19를 극복해서 홍대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 좋겠습니다. 저도 다시 관광 일로 바빠졌으면 좋겠고요."

금요일인 15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와 축제거리 일대에서 만난 4명의 방역관리요원들에게 소원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4명은 모두 인생을 관광업에 바쳤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일이 끊긴 사람들이다.

여행사 대표인 A씨와 한국에 오는 태국인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가이드 B씨, 일본인에게 한국을 안내하는 가이드 C·D씨는 9월 말부터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홍대 인근에서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일거리 끊긴 곳서 방역 도우미 뽑는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지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끊겼으나 '불금'으로 인파가 몰린 15일, 이들은 2명씩 팀을 이뤄 '마스크 착용', 'Wear a mask' 라는 표지판을 들고 홍대 거리를 기자와 함께 걸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은 어렵지 않게 포착됐다. 흡연을 하거나 음식물을 먹는 시민은 물론, 길거리에 앉아 술을 마시며 소리를 지르는 이도 있었다.

방역관리요원이 가까이 오자 대다수는 재빨리 마스크를 착용했다. B씨는 "우리가 표지판을 들고 걸어 다니는 것만 보고도 90%는 협조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나머지 10%는 어쩔 수 없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B씨는 "아무래도 홍대 인근은 내가 오랜 기간 외국인 관광객을 데리고 안내하던 곳이라 애정이 있는 곳"이라며 "일거리가 사실상 끊긴 상태에서 이곳의 방역을 돕는 인원을 뽑는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지원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여행업 종사자 A씨, B씨가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최근들어 관광업 조금씩 풀리는 움직임 있어"

마포구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안전한 여행 환경을 만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업계 종사자의 고용 안전에 기여하고자 사업을 마련했다"며 "홍대가 지역에서 적절한 장소라고 판단해 사업에 동참했는데, 관광업 종사자들은 외국어도 잘하고 친절해 시민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여행사 대표인 A씨는 낮에는 회사 경영을 하고 밤에는 방역순찰을 돌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10월이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였으나 2020년부터는 매출이 평년의 3%밖에 나오지 않으면서 저녁에 시간이 생겼다고 한다.

A씨는 "1997년부터 관광업에 종사했는데 IMF, 사스, 메르스와 비교해 코로나19는 전례 없는 위기"라며 "최근 들어서는 사업 계약, 학술행사, 전시회 참가 등의 일로 조금씩 관광업이 풀리는 움직임이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본격적으로 관광이 재개되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상황이 좋아져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모든 것의 시작은 방역이기 때문에 오늘 하는 활동이 의미 있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에 본업 복귀 시기 다가올 것 같다는 기대"

A·B씨와 함께 마스크 미착용자에게 착용을 권장하며 걷다 보니 반대편에서 출발한 B·C씨와 마주쳤다. 방역관리요원들은 홍대 걷고싶은거리와 축제거리를 하루 3회씩 교차해 살피고 있다. 3밀 방지 활동, 시설 점검, 청소 등 관광지 관리 업무도 함께 하고 있다.

C씨는 "우리를 보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들을 보면 뿌듯하지만 사람이 몰린 것을 보면 본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커진다"며 "요즘은 위드 코로나라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어 그 시기가 다가오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도 한다"고 말했다.

C·D씨는 일본인 대상 가이드라는 특성상 다른 여행업 종사자들보다 타격을 먼저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에 한일감정이 나빠졌고 '노 재팬' 운동으로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여행업 종사자 C씨, D씨가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뉴스1

◇"섣불리 여행 재개되는 것도 걱정…다시 크게 확산되면 안돼"

C씨는 "제한이 빨리 풀리면 좋겠지만 섣불리 여행이 재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며 "물론 백신 접종자가 놀러오겠지만 내가 감염되고, 가족이 감염되고, 결국 또 다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돼 또 다시 일이 끊기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D씨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고 특히 소상공인들이 어렵지만 우린 가장 먼저 닫혀서 아예 일을 못하고 있고 상황이 좋아져도 가장 늦게 재개되는 업종이라 마음이 무겁다"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쓰도록 내가 열심히 활동하는 게 본업을 빨리 찾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도 다들 빨리 해외여행이 가고 싶으실텐데 마스크를 잘 쓰고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은 물론 백신 접종에도 적극 참여하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포구 "방역 강화하며 관광지 경제 활성화 방안 적극 모색"

방역관리요원 4인은 올해 말까지 별도의 휴가 없이 활동할 예정이다. 식사는 근무 중 30분의 휴식시간에 간단하게 해결한다. 여건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4명의 관광업 종사자들은 "본업이 1순위고 그게 어렵다면 내년에도 방역에 계속 동참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 9시 30분, 마스크 착용 캠페인이 종료됐다. 방역관리요원들은 활동 내용, 시설물 현황, 특이사항 등을 일지에 적고 퇴근했다. 일주일 중 가장 사람이 많은 금요일이었으나 다행히 시민들과 시비가 붙거나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이 귀가한 오후 10시 이후에는 방역 캠페인과 방역수칙 위반 단속을 함께 실시하는 민·관·경 합동 특별 방역점검이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진행된다.

마포구 관계자는 "그동안 홍대인근의 방역상황을 관리하는 일손이 부족했던 게 사실인데 관광업 종사자들의 합류가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방역을 강화하면서도 관광지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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