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
[칼럼]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
  • 박주영
  • 승인 2021.06.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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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문 법학박사, 민주정책개발원장/

이로문 법학박사
이로문 법학박사

 

생활에 지쳐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친구들은 해질녘 드넓은 백사장에 앉았다. 평생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비경(秘境)에 한 명은 시상을 떠올리고, 한 명은 메모지에 스케치를 하고, 한 명은 사진을 찍고, 한 명은 해변에 별장을 지을 생각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은 사랑하는 사람과 그 아름다운 경치를 같이 봤으면 좋겠다며 전화를 했다. 같은 곳에서 같은 경치를 보면서도 생각은 모두 달랐다. 그들은 저녁식사와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바쁜 일상에 쫓겨 시인의 꿈, 작가의 꿈, 별장에 대한 꿈 등을 잊고 살았다며 취미로라도 자신의 꿈을 펼쳐보겠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일상으로 돌아가 잊고 있었던 꿈을 즐겼다.

여행은 삶에 지쳐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을 생각나게 한다.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진정한 여행이란 낯선 풍경을 보는 것에 끝나지 않고 새로운 눈과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한다. 작가나 음악가 등 예술가들이 여행에서 영감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행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여행을 하든 외국여행을 하든 여행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들뜬 마음은 가슴과 머릿속에 가득 찬 일상의 잡념을 사라지게 만들어 준다. 잡념이 사라진 공간은 처음 만나는 것들에 대한 생각이나 기억의 저편에 숨겨졌던 생각으로 채워진다. 더 많이 비워둘수록 여유는 풍족해지며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흔히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불필요한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생각으로 채우면 마음과 머리도 가벼워질 것이다.

다음으로 여행은 생각을 통해 삶을 재창조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의지를 견고하게 한다. 삶의 재창조 역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여행에서 일상생활로 돌아오면 일의 능률이 오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여행에서 힘을 충전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삶의 활력을 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무엇인가는 취미생활일 수도 있고,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 미래를 위한 계획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재창조의 원동력이 되기에는 충분하다. 또한 여행하는 동안 선입견과 완고함이 사라지고 마음은 넓고 깊어지기 때문에 재창조의 힘은 더 강해진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 굶주려 있다. 이로 인해 생각은 제한되고 삶의 재창조는 힘들어졌다. “여행은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잘 알려진 예방약이자 치료제이며 동시에 회복제이다”라는 대니엘 트레이크의 말처럼 지금이 어쩌면 여행이 가장 필요한 때가 아닌가?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의 여행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계획과 준비만으로도 생각이 여유로워 지고 마음이 젊어질 뿐만 아니라 삶의 재창조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다음에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행을 한다고 해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뿐이다.” 여행으로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여행은 생각하게 하고 삶을 재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가? 이것만으로도 여행은 의미가 있지 않은가? 여행을 해야 할 이유는 셀 수 없이 많고,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저마다 다르더라도 여행을 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며 그 의미는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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